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매력이 모두 다르지만 저는 다른 계절보다 유난히 여름을 좋아합니다. 해가 길어 우울감이 줄어드는 점도 좋고, 여름을 배경으로 드라마나 책을 유달리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죠. 이 편지를 보는 모두가 충분한 여름을 누리기를 바라면서 제 여름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더운 여름날 문화 생활하기 좋은 곳으로 전시관 만한 곳도 없죠? 

쾌적한 실내에서 그림의 세계로 빠져드는 경험을 추천합니다!

여름의 한가운데 7월에 제가 처음으로 보러 간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입니다!

고양이의 역사, 고양이와 관련된 책, 고양이 언어 등 고양이의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어요! 고양이 잘알 테스트도 할 수 있고요😙(저는 5문제 중 3문제 맞췄어요)

나는 냥이 집사다! 나는 미래 냥이 집사다! 나는 집사는 되고 싶지 않지만 고양이를 너무 좋아한다 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8월 18일까지 무료로 전시하고 있으니 시간이 되면 들러 보세요! 

두 번째 전시는 〈아메리칸 팝아트 거장전〉입니다! 

다들 어떤 계절이 왔을 때 꼭 보는 드라마가 있으신가요?

저는 여름이 오면 꼭! 정주행하는 드라마가 몇 편 있어요🤭  

첫 번째로 '커피프린스 1호점'입니다! 2000년대 분위기가 정말 잘 녹아 있어요. 

분위기, 대사, OST 모든 게 어우러져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한결이가 은찬이에 대해 좋아하는 마음을 확인하러

바닷가로 가는 장면인데요. 그 장면은 진짜 공유의 인생 연기가 아닐까 싶어요?

그 여름 새벽의 습한 분위기와 OST가 장면을 더 살려줘요. 

올여름 커피프린스 1호점을 보면서 2000년대의 여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커피프린스 1호점'이 2000년대의 여름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라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보면 2010년대의 여름을 느낄 수 있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쌍방구원서사를 가진 연상연하 커플 맛집입니다. 

첫 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달려가는 데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너의 목소리가 OST인 '델리스파이스-차우차우'도 꼭 들어보세요🎵

정말 유명하지만 혹시라도 보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꼭! 꼭! 올여름은 도전해 보세요. 드덕인 제가 적극 추천합니다. 

다들 좋아하는 스포츠 하나쯤 있으신가요?

저는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마음이 삶에 활력소를 갔다 준다고 생각합니다! 야구, 농구, 축구, 배구, 수영 등 여러 스포츠를 직관 가서 즐겨 보세요!

그리고 나의 마음을 이끄는 스포츠를 한번 찾아 보세요! 저는 그 스포츠가 야구였어요⚾️ 끝날 때까지 승자를 알 수 없는 매력적인 스포츠라는 점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워터페스티벌, 맛있는 음식들도 함께할 수 있고 목 터져라 응원할 수 있는 야구장 직관을 저는 정말 사랑해요🤗

습하고 더운 날씨에 축축 처질 수 있지만 꼭 여름을 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만약에 누가 너무 미우면 그냥 사랑해버려요.‘ 이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더라고요. 저는 계절 중에서 여름을 가장 싫어했어요. 몸에 열이 많고 땀이 많은 체질이라 반강제적으로 싫어하게 되었달까요. 창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뜨거운 공기와 습한 바람. 집을 나선 지 1분 정도 되었을 무렵, 이마와 등에 땀이 맺히기 시작해요. 그때마다 여름을 좋아하지만 좋아할 수 없게 태어난 거라 생각했어요. 나무가 무성해지고 능소화가 피는 풍경을 가장 사랑하지만, 여름에는 되도록 집에 있으려고 애썼죠. 

그런데 이옥섭 감독님 말씀을 듣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어요. 내가 미워한 건 여름일까 아니면 여름마다 힘들었던 나일까. 한참 고민한 끝에 제가 미워하던 게 ‘여름의 나’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장마 때문인지 여름마다 무기력해지는 나, 남들보다 땀을 아주 많이 흘리는 나, 상반기 동안 성취한 게 없는 나. 모든 게 선명해지는 풍경처럼 제 모습 또한 선명해지는 여름을 미워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감독님 말씀대로 여름의 나를 그냥 사랑해 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 무렵 <아무튼, 여름>이라는 에세이를 읽기 시작했어요. 이 책에는 여름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와 여름을 사랑하는 작가 님의 푸른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좋아하시는 분들 또는 여름을 좋아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드려요. 요즘 같은 한여름에 읽기 좋은 에세이예요! 

아무튼 시리즈는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마음에 위안이 되는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에는 작가들의 절절한 사랑 고백이 담겨 있어서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고백 당하는 대상은 메모, 영양제, 요가를 포함해 약 70가지가 있어요.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행위, 공간, 물건, 계절 등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원동력,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요.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힘을 주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여러분의 아무튼은 무엇인가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장의 풍경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각 시기마다 유난히 싱싱하고 맛있는 식재료들이 빠르게 나왔다가 들어갑니다. 저는 봄에는 두릅, 여름에는 수박, 가을에는 대하, 겨울에는 귤을 꼭 먹으려고 해요. 각 계절을 더욱 풍부하게 즐기고 싶다면 제철음식과 과일을 먹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번 여름에는 토마토, 자두, 복숭아, 수박, 참외 등 다양한 과일을 먹었습니다! 모두 달고 맛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수박이에요. 수박은 새빨간 속이 보이지 않아 구입할 때마다 난관에 부딪히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상처가 난 게 맛있는 거라 하고, 다른 누군가는 무른 거라고 하더군요! 수박을 둘러싼 각종 소문이 난무한 가운데, 저는 같이 일하는 분의 촉을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분이 맛있을 것 같다고 골라 주신 수박을 고민 없이 구입했어요 🍉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늘어지기 바쁜데, 이날은 자정이 다 될 때까지 주방에서 수박을 자르고 소분했습니다. 새빨간 수박을 자르다 보니 함께 나눠 먹고 싶은 얼굴들이 떠올랐어요. 여름이 가기 전에 연락을 해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했습니다. 계절이 주는 설렘을 오랜만에 느낀 것 같아요. 여러분도 여름에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어 보는 건 어떨까요! 🍑🍅🍧🌽

마지막으로 저는 여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많이 봐두려고 해요. 여름에는 겨울이, 겨울에는 여름이 그리워지는 이 모순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 10년은 된 것 같네요😅 겨울이 되면 쨍한 햇빛과 채도 높은 풍경, 해가 지지 않는 오후 8시를 그리워할 게 뻔하거든요. 그래서 더워도 선크림을 바르고 양산을 챙겨, 산책을 나가곤 합니다. 능소화, 원추리, 호랑이꽃 등 주황색 꽃을 발견하면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어요. 이렇게 더운 날에도 꽃을 피운다니! 자연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과 평화로움을 느끼며, 올해 여름을 잘 보내고 있는 스스로를 칭찬해 줍니다.  

여름에는 옷이 얇아지는 것처럼 마음도 얇아져, 가장 솔직해지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를 향한 고마움이나 미안함 혹은 나를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을 가감없이 표현한답니다. 자주 편지를 쓰고, 손발 오그라드는 말도 주저없이 하고, 누군가를 세게 안아주기도 해요. 여름이라는 핑계를 대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에 과일 음료를 시키고, 능소화를 보면 주위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달려가는 것처럼요. 더위에 정신을 놓아버린 건지 아니면 추운 겨울을 통과하며 성장한 건지, 무엇이 변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올해 저를 더욱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이런 변화가 너무 좋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여름을 보내고 계신가요.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즐겁고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계시길 바랄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휴가에서 돌아온 부키는

8월에 합정으로 북캉스를 떠날 예정이에요📘

어떤 독립서점을 소개할지 궁금하시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